어린시절, 시장에 생선을 파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내게는 너무도 창피했습니다.
저녁때 팔다 남은 고등어가 밥상에 오를 때면
철없는 투정으로 숟가락을 팽개쳤고,
힘들게 생선을 팔아 초등학교에 보내주실 때에도
학용품 사라며 쥐어주신 돈을 생선 냄새가 난다며 뿌리치고 말았습니다.
지금 와 생각하면 그때는 왜 그리도 철이 없었는지요.
일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걸 깨달은 지금
시장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을 보면 왠지 낯설지 않습니다.
그 얼굴 사이에 어머니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머리라도 조아리고 싶어지지만
이제 어머님은 내 곁에 계시질 않습니다.
그 옛날로 돌아가, 어머니께 용서를 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 . . .
심한 감기 몸살에도 하루분 약값 600원이 아까워
언제나 혼자서 참으시던 내 어머니. 언젠가 참다 못한 어머니는 "얘야, 약국에 가서 약 300원 어치만 지어오렴!" 하지만, 10 원짜리로만 한움큼 쥐어진 동전이 부끄러워 약국 근처만 뱅뱅 돌다 간 나는 볼멘 핑계를 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300원 어치는 안 판대!" 하지만, 내 눈을 물끄러미 보시던 어머니는 "잘 됐구나, 어차피 이제 다 났어" 라시며 힘겹게 웃어 보이셨습니다. 평생 비싼 약 한 첩 못드신 우리 어머니 관절이 있는 다리를 무겁게 옮기시는 어머니를 뵐 때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어느새 어머니의 몸무게가 줄어들고 당신의 키마져 작아져 버렸지만
매년 가져다주시는 어머니의 보따리 숫자는 줄어들 줄 몰랐습니다.
어머니, 그 보따리 속에 담긴 당신의 사랑이 눈물 겹도록 그립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