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정치인에게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누구냐가 아니라 내가 당선되냐입니다.
그리고 그 '내가 당선되냐'가 걸린 지방선거가 2018년, 내년에 있지요.
2018년의 '본 게임'을 위해, 2017년의 대선을 '평가전'으로 치르고 있는 정치인들이,
지금 여야를 막론하고 한둘이 아닙니다.
워낙 대세론이 강하다보니, 그리고 그 대세론의 후보가 예전과 달리 민주당이다보니,
보수, 수구쪽에서는 예전의 막강한 보수후보가 있던 시절보다 지지율을 받기가 (역설적으로) 훨씬 쉬워진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이번 대선에서 받았던 지지율을 가지고
2018년의 지방선거에서 원하는 지역에 공천을 받는 자산으로 활용할 생각이지요.
'대선후보급 정치인'이 되면 그 몸집을 바탕으로 당 지도부에 낙하산 공천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또, 국민참여경선이 대세가 되고 있는데,
대선에서 인지도를 대선주자급으로 올려놓으면 국민참여경선에서 어지간한 경쟁자는 덤비지도 못하고 나가떨어지게 됩니다.
홍준표부터 시작해서, 지금 이 화투판에 판돈이 아니라 광팔러 온 사람이 한두명이 아닙니다.
이들은 열심히 화투를 치는 척 하지만, 정작 원하는 것은 이 판에서 광을 팔아서 500원씩 모아다가,
다음 타임에 시작하는 포커판에 참가할 밑천을 모으는 것입니다.
안철수가 이번 대선을 1:1로 만들기 위해서는 광팔러 온 사람들에게 '광값'을 챙겨주어서 떠나보내야 합니다.
이 '광값'은 각 보수후보가 원하는 정치적 명분이나 자산입니다.
자유한국당이라면 '박근혜 사면'같은 것이 될 수 있고,
바른정당이라면 '바른정당과의 총리급 연정, 혹은 조기 개헌'이 될 수 있습니다.
안철수가 이 광값을 다 지불하고도 자기 밑천을 남길 수 있을까, 이게 이번 1:1구도의 가능성의 관전포인트입니다.
많은 분들이 안철수가 광값을 다 줘버리면 호남표라는 밑천이 다 날아간다고 생각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최근 반기문 특사 언급이나 박근혜 사면관련 '사면위원회 논란'을 보면,
안철수는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더군요.